전기차 4분 충전 가능할까, 지리 2.25MW 초급속 충전의 원리

전기차 충전 4분이면 끝? 지리가 공개한 2.25MW 초급속 충전은 무엇이 다른가

전기차 4분 충전이라는 말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9월 23일 최대 출력 2.25MW, 즉 2,250kW에 이르는 5세대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흔히 접하는 급속충전기와 비교하면 숫자부터 상당한 차이가 납니다.

이번 발표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충전기의 최대출력이 높아졌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기차의 가장 큰 불편으로 꼽히던 충전시간이 내연기관 자동차의 주유시간과 비슷한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느냐는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지리는 이번에 최대 2,250kW급 충전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2.25MW라는 숫자는 충전기 자체가 낼 수 있는 최대출력을 의미하며, 이를 실제 차량에서 그대로 이용하려면 자동차와 배터리, 충전 인프라가 모두 그 출력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Yahoo Autos

2.25MW는 어느 정도의 출력일까

전기차를 타지 않는 사람에게는 2,250kW라는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00kW급 충전기와 단순히 숫자만 비교하면 20배가 넘고, 350kW급 초급속충전기와 비교해도 6배 이상입니다. 물론 충전기 출력이 6배라고 충전시간이 정확하게 6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배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출력으로 충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기차를 충전해보면 배터리 잔량이 낮을 때는 높은 충전속도가 나오다가 일정 수준 이상 채워지면 충전속도가 점차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터리 온도와 외부 온도, 충전 상태도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2.25MW 충전기를 설치한다고 현재 판매되는 전기차가 모두 2.25MW로 충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4분이면 충전할 수 있을까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4분 충전’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모든 전기차의 배터리를 0%에서 100%까지 4분 만에 완충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초급속 충전 기술을 발표할 때는 특정 배터리와 차량, 충전구간, 적정 온도 등 정해진 조건에서의 성능이 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충전시간은 차량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 충전출력과 배터리 용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국 충전기만 바꿔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자동차의 전압 시스템과 배터리 셀, 냉각 시스템, 충전 케이블 등도 높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현재 타고 있는 전기차를 이런 충전기에 연결하면 갑자기 4분 만에 충전되는 방식은 아닙니다.

왜 중국 업체들은 충전속도 경쟁을 시작했을까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됐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충전입니다.

주유소에서는 몇 분이면 연료를 넣고 다시 출발할 수 있지만 전기차는 급속충전을 사용해도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특히 명절이나 휴가철처럼 충전소 이용자가 몰리면 실제 충전시간보다 앞 차량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충전시간을 5분 안팎까지 줄일 수 있다면 전기차 이용방식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배터리를 항상 80~100%까지 채워놓는 방식에서 필요할 때 짧게 충전하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충전기가 빨라지면 충전소 문제도 해결될까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깁니다.

한 대의 자동차에 2MW가 넘는 전력을 순간적으로 공급하려면 충전소 자체에도 상당한 전력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초급속 충전기가 여러 대 설치돼 동시에 차량을 충전한다면 필요한 전력은 더욱 커집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초급속 충전 경쟁은 단순히 ‘더 강력한 충전기를 설치한다’는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전력망과 변전설비, 충전소의 에너지 저장장치, 냉각장치까지 함께 발전해야 실제 대규모 보급이 가능합니다.

도심 충전소와 고속도로 충전소처럼 장소에 따라 필요한 설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괜찮을까

소비자가 가장 궁금해할 부분 중 하나는 배터리 수명입니다.

“충전을 이렇게 빨리 하면 배터리가 빨리 망가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입니다.

고출력 충전에서는 배터리 온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차량은 충전기뿐 아니라 배터리 관리 시스템과 냉각 기술까지 함께 개발해야 합니다.

충전기의 최대출력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배터리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실제 차량이 출시된다면 제조사가 제시하는 충전조건과 배터리 보증, 반복 급속충전 시험결과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전기차를 사려는 사람도 신경 써야 할까

당장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라면 2.25MW라는 숫자 자체보다는 차량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최대 충전출력을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전기차 제원표에는 배터리 용량뿐 아니라 급속충전 성능과 일정 충전구간에 필요한 시간이 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거리 운전이 많다면 충전속도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집이나 회사에서 밤새 완속충전을 할 수 있고 하루 주행거리가 짧다면 초급속충전 성능의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습니다.

즉 전기차 구매에서 충전속도는 숫자가 높을수록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충전환경과 함께 봐야 합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충전기와 자동차의 조합’

이번 전기차 4분 충전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2.25MW라는 기록적인 숫자 하나가 아닙니다.

전기차 시장이 이제 주행거리 경쟁에서 충전시간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배터리 용량을 계속 키우는 방법만으로는 자동차 가격과 무게가 증가합니다. 반대로 같은 배터리라도 충전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면 장거리 운전의 불편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4분 충전 시대가 열리려면 자동차와 배터리뿐 아니라 충전소와 전력망까지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는 “모든 전기차가 4분이면 충전된다”고 보기보다 주유시간에 가까운 전기차 충전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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